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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뇌운동 루틴 만들기! (플래너 + 앱 없이 하기)

by 갸비갸비 2025. 7. 8.

✅ 1. 앱 없이도 충분하다 – ‘나답게’ 시작하는 뇌운동

 

요즘은 자기계발이든 운동이든 무조건 앱과 플래너를 동원하는 시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도구들이 오히려 부담이 되어 계획을 망치게 만들 때가 있다. 나 역시 여러 생산성 앱과 트래커를 써봤지만, 몇 번만 쓰고 나면 알림이 스트레스로 느껴지고, 기록 강박에 휘둘려 결국 루틴 자체를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반대로 가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쓰지 말자. 앱도, 플래너도 없이 나만의 감각과 리듬에 맞는 뇌운동 루틴을 만들어보자는 도전이었다. 핵심은 단순함. 내가 매일 해도 부담이 없고, 딱 5분 내외로 마무리할 수 있어야 했다.

루틴을 짤 때 고려한 첫 번째 기준은 ‘장비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을 것’. 어디서든 할 수 있어야 했고, 두 번째는 ‘기억에 쉽게 남을 것’. 그래서 루틴을 세 가지 단계로 단순화했다:

 

  • 1분간 호흡에 집중
  • 2분간 떠오르는 단어 5개 적기
  • 2분간 왼손으로 글씨 또는 그림 그리기

이 루틴은 손으로 직접 써야 한다는 점에서 아날로그적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뇌를 더 자극하고 현실에 집중하게 해준다. 뇌운동이란 게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걸 몸소 느꼈다.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나를 돌아보는 태도다. 아침이면 부엌 식탁, 점심엔 공원 벤치, 저녁엔 조용한 방 한구석. 어느 곳에서든 이 5분을 해냈을 때, "앱 없이도 충분하구나!"라는 자신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뇌는 도구보다 ‘습관’과 ‘패턴’에 더 반응한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었다.

 

✅ 2. 작고 단순한 루틴이 뇌에 미치는 놀라운 변화

 

처음엔 ‘이렇게 간단한 걸로 무슨 효과가 있겠어?’라는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며칠 만에 나는 이 루틴이 단순히 뇌를 자극하는 차원을 넘어서, 감정과 생각, 심지어 생활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1분간 호흡 집중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눈을 감고 들숨과 날숨에만 집중하는 훈련은 잡념을 내려놓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다. 명상이라고 하면 뭔가 어려운 느낌이 들었는데, 이렇게 ‘1분만’ 하니까 접근이 쉬웠다. 매일 아침마다 호흡을 통해 스스로를 정리하니, 하루를 시작할 때 마음이 한결 가볍고 명확했다.

 

두 번째, 2분간 단어 쓰기는 내 감정 상태를 알아채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어느 날은 “불안, 긴장, 흐림, 혼란,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걸 종이에 적고 나면, 나도 몰랐던 내 감정이 언뜻 보이는 느낌이었다. 반대로 “햇살, 향기, 기대, 집중, 편안함” 같은 단어가 적히는 날은 내가 꽤 평온하다는 걸 알게 된다. 단어 하나로 시작된 짧은 성찰이 뇌를 따뜻하게 자극해준다.

 

마지막으로 왼손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활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낯선 손을 쓰는 불편함이 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집중하는 힘을 키워준다. 어설프게 그리는 선, 삐뚤한 글씨 하나에도 ‘내 안의 창의성’이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점점 그림이 편해지면서 뇌의 유연성도 늘어난 걸 실감했다.

 

결국 이 루틴은 단순한 ‘뇌운동’ 이상의 의미가 됐다. 나를 이해하는 시간, 감정을 정돈하는 공간, 하루의 방향을 정하는 버튼. 간단하고 짧지만,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변화의 시작이었다.

 

✅ 3. 기록 대신 ‘기억’으로 쌓아가는 뇌 루틴의 지속력


루틴을 만들고 나면 가장 큰 도전은 ‘지속’이다. 대부분은 처음 몇 일은 열심히 하지만, 기록을 빼먹거나 앱 알림을 꺼버리는 순간 흐지부지 끝나버린다. 나는 그런 실패를 너무 많이 경험해봐서 이번만큼은 ‘기록’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매일의 루틴을 기억 속에 남기고, 습관처럼 몸에 익히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매일 루틴을 마치고 나면 딱 한 줄만 생각한다. “오늘 내 뇌는 어땠지?” 이 한 줄의 내적 대화를 통해 하루를 마무리한다. 어떤 날은 “오늘은 집중이 잘 됐어”, 또 어떤 날은 “잡생각이 많아서 호흡이 흐트러졌어”라고 혼잣말을 한다. 이 짧은 대화가 루틴의 마침표이자 기억의 단서가 된다.

 

기록을 하지 않으니 부담도 없고, 오히려 루틴 자체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종이에 뭔가를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없으니, 오롯이 루틴 자체를 즐기게 된다. 재미있게도, 이렇게 기억 중심의 루틴을 실천하니 더 오래 지속되었고, 일상 속에서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나만의 '도구'가 되었다.

 

또한 이 방식의 장점은 유연함이다. 바쁜 날엔 3분으로 줄이기도 하고, 주말엔 10분으로 늘려보기도 한다. 정해진 틀 없이, 나의 컨디션과 리듬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 루틴의 지속력에 큰 역할을 했다.

 

중요한 건 루틴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표식이 아니라, 루틴을 통해 뇌와 내가 연결되었다는 느낌이다. 이 감각이 쌓일수록 루틴은 외부 시스템 없이도 충분히 자리잡게 된다. 기록은 사라져도 루틴은 내 안에 남는다. 그것이 바로 나만의 뇌운동 루틴을 만든 가장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