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용품보다 더 자주 쓴 건 따로 있었어요

 

출산을 준비하며 병원 가방, 아기 침대, 기저귀, 젖병 같은 ‘출산용품’만 열심히 준비했던 저에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었어요. 바로 ‘비출산용 아이템’들이 출산 후 100일 동안 훨씬 더 자주, 더 유용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이에요.

아기를 위해 준비한 것들은 분명히 꼭 필요했지만, 육아라는 게 아기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엄마의 체력, 집안 환경, 마음가짐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니까요. 오늘은 제가 실제로 출산 후 100일 동안 가장 유용하게 사용했던 비출산용 아이템 TOP10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혹시나 출산을 앞두신 분들이라면, 출산 준비물 리스트에 꼭 참고하시길 바라요!

 

엄마를 살리는 체력 회복템, 소형 안마기와 스트레칭 도구들

 

출산이라는 대장정을 끝낸 후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면, 몸이 회복될 틈도 없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바빠집니다. 특히 수유, 안기, 트림시키기, 재우기 등 대부분의 동작이 반복되고 자세가 고정되다 보니, 목, 어깨, 허리, 손목이 망가지기 시작해요.

 

이때 진짜 구세주 같았던 아이템이 바로 소형 안마기였어요. 한 손으로 들고 어깨나 목에 직접 대고 문지를 수 있는 핸디형 안마기였는데, 수유하다 잠든 틈이나 아기가 낮잠 자는 사이에 잠깐씩만 써도 피로가 풀리더라고요. 고가의 마사지 체어보다 훨씬 실용적이었고, 부피가 작아 거실 한쪽에 놓고 수시로 사용했어요.

함께 사용한 폼롤러와 마사지볼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누워 있는 자세가 많아져서 허리나 엉덩이 근육이 뭉치기 쉬운데, 자기 전 폼롤러에 누워 굴리기만 해도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출산 전에는 그저 운동 보조 도구라고 생각했는데, 출산 후엔 제 생활 필수템이 되었죠.

출산 준비할 때는 아기 중심으로만 생각했지만, 정말 중요한 건 엄마의 몸을 회복하고 지켜줄 도구들이에요. 힘든 몸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육아도 조금 더 버틸 힘이 생기니까요.

 

정신줄 잡기 위한 생활템, 무선 이어폰과 무드등

 

하루 종일 아기와 집에 있으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외로움과 지루함이었어요. 수유하면서, 재우면서, 젖병 소독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이때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지치는 순간이 많아요.

이럴 때 제 정신줄을 붙잡아 준 최고의 아이템이 무선 이어폰이었어요. 수유하면서 팟캐스트나 육아서를 들을 수 있고, 아기 안고 산책하면서 음악도 들을 수 있고요.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큰 힘이 되더라고요.

특히 유선 이어폰은 아기 다리에 걸리거나, 갑자기 울어서 확 당기면 위험한데 무선 이어폰은 그런 걱정이 없었어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면 가끔 백색소음 대신 쓰기에도 좋아요. 아기가 자는 동안 조용히 집안일을 할 때도 훨씬 수월했죠.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유용했던 아이템이 무드등이었어요. 아기 깨지 않게 불빛을 줄여야 하는 순간이 많은데, 형광등은 너무 밝고, 휴대폰 라이트는 손이 자유롭지 않아서 불편했거든요. 무드등은 손 터치형으로 조작이 간편하고, 은은한 조명이라 밤중 수유나 기저귀 갈기에도 딱 좋았어요.

결국 육아는 체력전이기도 하지만 멘탈 싸움이기도 해요. 그런 면에서 무선 이어폰과 무드등은 제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아이템이에요.

 

우리 집을 바꿔준 공간 혁신템, 무선청소기와 간이수납장

 

출산 전에는 깨끗했던 집이 아기가 오면서 하루아침에 육아 용품 창고가 되더라고요. 기저귀, 물티슈, 속싸개, 아기 옷, 수유 용품 등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이니 집이 엉망이 되었고, 이게 또 제 스트레스로 이어졌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신의 한 수였던 아이템이 무선청소기였어요. 분유 가루 흘리고, 아기 옷 털 떨어지고, 가끔 토하거나 기저귀 샐 때 등등... 매번 청소기를 꺼내기도 번거로운데, 무선청소기는 정말 금방 들고 와서 바로 청소할 수 있으니 너무 편했어요. 한 손으로 아기 안고 다른 손으로 청소가 가능할 정도였으니까요.

또 한 가지, 너무 도움이 됐던 게 바로 3단 트롤리형 수납장이었어요. 아기 옆에 항상 있어야 할 물품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는데요, 기저귀, 물티슈, 로션, 체온계, 수유패드 등등을 층별로 분리해서 보관하니 정리가 잘 되고 찾기도 쉬웠어요. 이동식이라 방마다 끌고 다닐 수 있는 점도 최고였고요.

정리정돈이 되면 생각보다 육아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요. 특히 한밤중 수유나 기저귀 교체할 때 필요한 물품이 한 곳에 있다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집 안 환경을 정리해주는 아이템들은 아기와 엄마의 생활 동선을 확 바꿔주는 혁신템이에요.

출산을 앞두고 아기 용품만 잔뜩 챙겼던 저에게, 정작 육아의 시작은 ‘엄마’가 얼마나 편하고 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었어요. 출산 후 100일 동안 사용하면서 진짜 유용했던 건 오히려 비출산용 아이템들이었고요.
예비맘이나 갓 출산하신 분들이라면, 오늘 소개한 아이템들을 한번 꼭 고려해보셨으면 해요. 아기를 위한 준비만큼, 엄마를 위한 준비도 중요하다는 것, 진심으로 전하고 싶어요.